상세정보
등급정보
(1)
심의일자 1966-11-09
심의번호 방제3893호
관람등급 미성년자관람불가
상영시간 92분
개봉일자 1966-11-10
개봉극장
명보
수출현황
일본.미국(67)
노트
■ 동네 축제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영화 초반부터 탈춤, 씨름대회 등의 장면과 자연풍경 등을 트랙촬영 및 페닝 등의 기법을 활용해 찍음으로써 토속적 이미지를 스펙터클로 제시하고 있다. 사운드도 판소리나 국악을 사용하여 전통적 요소를 강조한다. 원작에서 엿보이는 전근대적 모순에 대한 비판이 영화에서는 방원과 금분 부부가 강첨지와 신첨지에게 당하는 고난으로 구체화되면서 더욱 두드러지며, 인간의 성적 욕망이 전경화 된다.
■ 나도향 원작 소설 「물레방아」의 영화화
■ “이만희 영화의 또 다른 경지”(김영진) /“문예영화의 한계를 돌파하는 순수 영화적 순간의 발견”(허문영)/“이만희의 가장 아름다운 영화”(정성일)
영화평론가 허문영이 한국영화사상 가장 신비로운 영화라 칭할 정도로 아름다우면서도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초 주인공 방원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쓰인 롱쇼트는 기존의 시대극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연출인데, 이와 같이 시대극에 걸맞지 않은 다양한 각도와 지속시간의 쇼트들이 <물레방아>에는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는 이 영화가 단순히 문예 사극이라는 한계에 머무르지 않도록 만든다.
동네 축제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영화 초반부터 탈춤, 씨름대회 등의 장면과 자연풍경 등을 트랙촬영 및 패닝 등의 기법을 활용해 찍음으로써 토속적 이미지를 방원의 주관적 심상과 결합시킨다. 이와 같은 촬영과 편집에서 나타나는 주관적 요소는 실상 이 영화의 스토리나 캐릭터와 일관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즉 이 영화는 허구와 실재를 끊임없이 섞고 있으며, 주인공 금분과 방원의 정체성 역시 미궁에 빠진다. 요컨대 객관적 진실을 담보하지 않는 스토리와 캐릭터, 촬영, 편집이 맞물리면서 이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수수께끼가 된다.
<물레방아>는 나도향의 「물레방아」를 원작으로 하였지만, 실제로는 원작으로부터 거의 아무 것도 차용하지 않은 특이한 문예영화이다. 시나리오 작가 백결이 이만희의 허락을 하에 원작으로부터 최소한의 모티브만 차용한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에로티시즘의 수위가 눈에 띄는 문제작이었다.
■ 제작후일담
- 이만희 감독과 1966년에서 69년까지 함께 작업했던 시나리오 작가 백결의 영화 데뷔작이다. 백결의 증언에 의하면, 이 영화는 <벙어리 삼룡>(1964)의 성공 이후 원작자 나도향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분위기 속에서 제작되었다 한다. 백결이 이만희에게 나도향의 원작으로는 시나리오 작업을 하기가 어렵겠다고 하자 ‘제목 외에는 모든 것을 백결의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작업을 했다고 한다.
- 한국영상자료원에 보관된 버전과 달리 당시 개봉된 프린트 버전에는 영화의 첫 장면과 거의 같은 장면이 마지막에도 반복되는 수미상관적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 문예영화라는 장르 아닌 장르에서 태어난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걸작이다. 감독 이만희와 작가 백결은 나도향의 유명한 토속적 리얼리즘 소설로부터 무대와 인물만 가져왔을 뿐 대부분의 요소를 재창조
해, 누구도 상상하기 힘든 괴담을 빚어낸다. 현실과 악몽의 경계는 흐려지고, 귀기와 관능이 뒤섞이며, 서사는 출구 없는 미로로 이끈다. 우아하고 과감한 앵글의 촬영(서정민)도 더없이 매혹적이다.(허문영 영화평론가, 영화천국 6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