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휴전이 성립되려는 1953년 초여름, 전선은 피아 간의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즈음 ○○전투지구에서 전선을 따라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던 어린 두 남매가 휴전과 더불어 휴전선 비무장지대에 떨어져 남게 되었다. 그로부터 두 아이의 완충지대 생활이 시작되었다. 무수히 죽어 나자빠진 피아의 시체를 뒤지며 MP헬멧에 인민군 복장을 하고 권총과 각종 훈장까지 찬 아이의 모습은 갈데없는 전쟁기형아였다. 버려진 미군「레이숑」깡통을 주워 먹고 야생의 감자를 구워 먹고 그러다 마침 돌로 사용한 지뢰가 터지는 바람에 혼비백산 도망을 하고-그 때문에 판문점은 긴급회의를 소집, 피아 간에 침략행위를 규탄하고 서로 욕지거리를 퍼붓는 등, 소란을 피운다. 이런 것도 모르는 두 아이는 한계선 남북방을 넘어다니며 녹슨 야포와 탱크와 기관차 등에 올라타 노래도 부르고 하다가 북상하는 북한군 간첩을 만나 사내아이는 죽고 계집애만 남아 남쪽에 있는 엄마를 찾아온다. 그러나 그녀가 가야할 길에는 무수한 지뢰가 깔려 있다. [『영화천국』 7호 '걸작의 재발견' - <비무장지대> 이용철]
휴전이 이루어진 1953년 여름의 비무장지대. 엄마를 찾아 방황하던 영아(주민아)라는 소녀가 개울에 빠지자 한 소년(이영관)이 구해준다. 소년은 MP 철모를 쓰고 누더기가 된 북한군 군복에 훈장을 주렁주렁 단데다 권총까지 차고 있다. 폐허가 된 그곳에서 의지가지없는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영아의 엄마를 찾아 같이 가기로 한다. 배가 고픈 영아를 위해 소년은 감자를 찾고, 반찬 할 개구리를 잡는다. 북한군들이 멀리서 다가오자 둘은 급히 도망가고, 때마침 감자를 삶아 먹으려고 받침대로 쓴 지뢰가 터진다. 이 지뢰 폭발 사고로 인해 판문점에서는 긴급정전회담이 개최된다. 한편 소년이 먹을 것을 찾으러 간 사이 영아가 토끼를 좇는 바람에 둘은 그만 헤어진다. 서로를 찾아 헤맨 끝에 다시 만난 둘은 폐허가 된 한 건물에서 잠을 자다 북으로 올라가는 간첩을 만난다. 그가 둘을 북으로 끌고 가려 하자 소년은 총을 겨눈다. 그러나 고장 난 줄 알았던 총에서 총알이 나가고, 총에 맞은 간첩은 죽어가며 소년을 칼로 찌른다. 혼자 남은 영아는 길을 가던 중 염소를 만나 같이 다니지만 염소마저 지뢰가 터져 죽고, 영아는 엄마를 찾아 위험천만한 지뢰밭을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