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오스트리아의 베테랑 영화감독 예시카 하우스너는 그동안 관습적 믿음과 이로 인해 발생한 부조리에 대해 의심하고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신에 대한 믿음에 관한 영화였던 네 번째 장편영화 <루르드>(2009)로부터 본격화된 이 여정은 <아무르 포>(2014)와 <리틀 조>(2019)를 거치면서, 한층 다채로워지고 세련되어졌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공개된 신작 <클럽 제로>에서는 ‘의식적 식사(conscious eating)’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교사, 부모, 학생(자녀) 간의 믿음에 관해 의문을 제기한다. 영양 교사와 학생들의 잘못된 신뢰 관계는 학생들의 위험에 빠뜨리고, 영화는 학교의 방임과 부모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이 어이없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문제 교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차갑게 담아낸다. 믿음과 의심의 경계 위에 아슬아슬하게 놓인 섬뜩하고 세련된 우화다. (조지훈)
(출처 :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