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우무트는 간호 조무사로 일하면서 정식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건실하고 밝은 청년으로 어머니와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산다. 에게멘은 고철을 훔쳐 생계를 이어가는데, 늙은 아버지와 둘이 사는 집에 누이들이 와서 살림을 대신 해 준다. 이들은 날마다 에게멘에게 결혼할 것을 종용하는데, 그에게는 숨겨둔 애인 메예림이 있다. 메예림은 납치당해 결혼했다가 딸을 데리고 이혼한 처지로, 에게멘은 가족들에게 메예림을 떳떳이 소개하지 못한다. 여전히 키르기스스탄에 만연한 신부 납치의 악습을 고발하는 이 영화는, 충격적인 수많은 실화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시종 건조한 시선으로 인물들과 사건을 관찰자의 위치에서 따라간다. 묵직하게 서사를 쌓아가는 힘과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에도 길을 잃지 않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이 영화의 강점이다. (박선영)
(출처 :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