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방글라데시의 어촌 마을에 사는 초로의 남성 모주는 오늘도 체력 단련에 매진한다. 방글라데시 전통 스포츠인 볼리는 일종의 레슬링인데, 모주는 마을에 사는 볼리 챔피언 도포르에게 선전 포고를 한다. 마을 사람들은 모주가 미쳤다고 비웃고, 모주의 아들 샤푸는 모주를 가두어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막고자 하나, 모주와 도포르의 한 판 승부는 피할 길이 없다. 이퀴발 초두리 감독의 데뷔작 <더 레슬러>는 이미지의 영화이다. 인물들의 뒷모습과 그들이 바라보는 파도가 한 프레임에 담길 때, 모주가 적막한 나무들 사이를 헤치며 홀로 움직임을 만들어 낼 때, 도포르가 화면에 가득한 커다란 죽은 고래를 한편에서 난도질할 때, 영화는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의 절묘한 배치를 통해 환상적인 이미지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박선영)
(출처 :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