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스티네와 테이트 부부는 아들 니모와 코펜하겐의 도시 생활을 뒤로한 채 외딴 스웨덴 숲 시골 마을로 이주하고, 소설 집필과 팟캐스트 제작에 몰두한다. 세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시골에서의 평화로운 창작 생활은 호수 건너편에서 부부와 똑같은, 그러나 다른 부부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균열된다. 긴장이 더해가면서 스티네와 테이트가 잊고 싶었던 과거도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카롤린 링비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수퍼포지션〉은 그동안 장르영화에서 빈번하게 등장해온 소재인 도플갱어에 대한 신선한 접근이 돋보이는 영화다. 스티네와 테이트가 경험하는 거울 이미지로서의 또 다른 부부는 초자연적인 공포의 대상이자 무의식의 욕망으로서가 아닌, 스스로의 모습 그리고 부부라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일종의 시각적, 심리적인 해부에 가깝다. 영화의 심리를 반영하는 듯 카메라에 세심하게 담긴 이미지들과 배우들의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힘 있는 연기가 돋보인다. (박진형)
(출처 :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