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근래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여성 감독 마리 크로이처가 시대극에 도전했다. 현대의 발라드가 삽입되고, 초기 형태의 영화를 과감하게 끌어들인 가운데,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생존’이라는 관심사에 더 집중했다. 1877년 비엔나, 엘리자베스 황후는 마흔에 접어든다. 유럽의 트렌드를 좌우하던 그는 이제 사회적 노년이라는 위협에 맞서야 한다. 코르셋을 조이고, 몸무게를 줄이고, 화려한 외유를 반복하지만, 젊고 아름다운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코르사주>는 근대의 문턱에서 길을 잃은 인간이자 영혼의 상처를 입은 여성의 기록이다. 그런데 <애즈 티어즈 고 바이>에서 깊은 슬픔을 느낄 때, 장엄한 엔딩의 숨 막히는 레퀴엠에서 입을 막을 때, 가혹한 시선은 21세기의 여성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지 묻게 된다. 이건 정말 기념비적인 여성영화다. (이용철)
(출처 :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