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화려한 수상 경력에 빛나는 루마니아 감독 크리스티 푸이우의 신작 <말름크로그>는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한 지주의 집에 모인 이들의 대화를 담고 있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대화를 통해 관객은 역사를 되짚어 보는 이 토론의 ‘증인’의 위치에 서는 경험을 한다. 전쟁, 선악, 진보가 가져온 변화, 죽음, 문화적 차이, 심지어 적그리스도에 대한 개념까지 이들의 대화는 쉴 새 없이 이어지며, 그 영역이 광대한 만큼 흥미롭다. 러시아 철학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의 글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언뜻 과거를 묘사하는 듯하지만, 현재까지 이어지는 논의들을 통해 관객이 각 주제에 대한 시선을 재고하도록 만든다. (2020년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