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트란 안 홍 감독의 지원 하에, 신예 짠 탱 휘 감독이 7년 간의 준비 끝에 완성한 데뷔작 <롬>은 북적이는 도시 사이공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욕망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림받은 롬은 부모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돈을 모으려고 한다. 그의 직업은 전문적으로 숫자를 골라서 복권을 대리구매해주는 중계인이다. 행운의 숫자를 알아내기 위해 비과학적인 온갖 미신스러운 방법을 동원하며 다른 경쟁자가 상권에 진입하지 못하게 관리도 해야한다. 판을 키운 불법 복권의 세계에서 당첨이 되면 의뢰인으로부터 짭짤한 수수료를 받지만, 낙첨되면 의뢰인들의 항의에 도망다니기 바쁘다. 복잡하게 연결된 가운데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있는 슬럼가는 도시 재개발 계획으로 철거의 운명에 처하고, 골목 사람들은 집문서까지 내걸며 마지막 한탕을 노리는데… 야만적인 욕구는 필연적으로 폭력을 부르고, 영화 후반부의 도심 추격전에서 폭발한다. 힘이 들어간 색감과 구도가 관람 포인트다. (박성호)
(출처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