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방화범 아마도르는 2년의 징역살이 후 가석방을 받아 그의 어머니 베네딕타가 세 마리의 젖소를 돌보며 살고 있는 고향 갈라시아 산간마을로 돌아온다. 어머니는 아들을 무덤덤하게 맞이한다. 어느 날, 강에 빠진 소를 끌어내기 위해 그는 수의사 엘레나의 도움을 받는다. 고맙다는 인사에 서툰 아마도르와 엘레나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만 감돈다. 얼마 후 소를 진찰하러 농장을 다시 찾은 엘레나를 만난 베네딕타는 그녀에게 커피를 권하며 본인이 죽으면 혼자 남게 될 아들에 대한 걱정을 내비친다. 한편, 아마도르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삼림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웃들을 이해할 수 없다. 외래종 유칼립투스 나무가 고향의 숲에 자라나는 것도 못마땅하다.
산불이다. 짐승들은 달아나고, 주민들은 대피한다. 소방관들과 자원봉사자는 불을 끄는 데에 여념 없다.
왜 소멸하는 모든 것들은 이토록 아름다울까? 올리비에 락스의 전작들처럼,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영상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비전문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작품에 사실성을 부여한다. 실제 산불을 촬영하기 위해 한 계절을 통째로 기다리기도 했다는 이 영화는 수퍼16mm 카메라로 갈리시아 지방의 거칠면서 비옥한 아름다움을 진솔하고도 아름답게 담았다.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서 심사위원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박진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