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데뷔작 <클로즈니스>로 칸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받으며 주목받는 신성으로 떠오른 칸테미르 발라고프의 두 번째 영화. 첫 영화와 마찬가지로 칸의 주목할만한 시선에서 호평을 받았다. 키다리를 뜻하는 ‘빈폴’은 영화의 주인공인 이야의 별명이다. 마르고 키가 큰 이 여자는 어디서나 눈에 띌 만큼 키가 크다. 이야와 상반된 성격과 체구를 지난 마샤, 두 여자가 <빈폴>의 두 주인공이다.
영화의 배경은 1945년 레닌그라드. 독일군과 오랜 전쟁을 치른 뒤 소련은 나치를 물리친 승전국이 됐지만 레닌그라드는 여전히 전쟁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병원은 신체 일부가 없는 환자들로 넘쳐나고 식량과 의료품은 부족해서 어디서나 공포와 굶주림을 만날 수 있다. 영화는 이런 환경에 처한 두 여자의 삶에 주목한다. 알렉산더 소쿠로프에게 영향을 받은 걸로 알려진 칸테미르 발라고프 감독은 러시아 유화를 보는 듯한 강렬한 화면을 선사한다. 빛과 어둠, 색채와 질감이 시선을 사로잡는 영화다. [남동철]
(출처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