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루카스 돈트의 놀라운 데뷔작 <걸>은 단연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작품 중 하나다. 영화의 주인공은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새로운 학교로 전학 온 라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는 라라가 소녀가 아닌 소년의 몸에 갇힌 트랜스젠더임을 보여준다. 라라의 가족은 그녀의 선택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친구들도 수줍음 많은 라라를 허물없이 대한다. 하지만 매일의 힘든 발레 연습보다 라라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온전한 여성이자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고자 하는 그녀의 의지를 방해하는 소년의 몸이다. 간결하고 직설적인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영화는 라라의 상황을 극적으로 조작하거나 이를 과장되게 표현하지 않으며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관찰을 통한 직접 어법으로 접근한다. 성장기의 감정, 성공에의 의지, 몸과 마음 간의 성적 불일치라는 라라의 내적 현실은 그 자체로 스크린 위 그녀의 얼굴과 신체를 통해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감독이 오디션에서 보자마자 라라 역으로 캐스팅을 결정했다는 빅터 폴스터는 영화만큼이나 놀라움을 선사하는 존재다. [박진형]
(출처 :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