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한겨울 폭설이 내리는 백두산에서 올 로케이션한 작품이다. 눈 덮인 산 주변 지역엔 지금도 많은 조선족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전근만을 기다리던 경찰과 숨겨놓은 장물을 찾아 이곳을 벗어나려는 범죄집단이 눈으로 고립된 산 위에서 모든 것을 건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영화는 경찰과 악당의 대립이라는 범죄영화의 전형적인 대결구도로 출발하지만 영화가 진행할수록 그 대립은 무의미해진다.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감독은 누가 선하고 악한지를 드러내기 보다, 극한 상황에 놓인 인간의 살아남으려는 본능의 처절함을 보여주는데 연출적인 에너지를 더 많이 쏟는다. <와호장룡>의 장첸과 <백일염화>로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리아오판이 경찰과 악당으로 출연해 추위로 시퍼렇게 얼어붙은 얼굴과 야생동물과 같은 몸짓으로 선과 악을 초월한 인물을 창조해냈다. 지금 중국에서 가장 재능 있는 촬영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두지에 (DU Jie)가 촬영을 맡아 눈 덮인 백두산을 과한 예술적인 자의식 없이 담담히 담아냈다.
(출처 :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