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부유한 울리히 가문의 자손들이 한자리에 모인 저택에 조상들이 하나둘씩 부활한다. 비밀과 거짓말, 부도덕이 소용돌이치면서 가족 모임은 곧 살인과 놀라움이 뒤섞인 소동으로 변모한다. 코미디와 역사극, 탐정물이 뒤섞인 치밀한 구성의 이 영화에서는 죽음조차 끝이 아니다.
단편 <복사집>으로 오스카상 단편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는 비르질 비드리히의 첫 장편 극영화는 숨겨진 가족사를 ‘과거의 망령’인 나치즘과 결합시켜 매우 새로운 방식으로 다룬 재능이 돋보인다. 극우에 대한 경고를 밑에 깔고 시작된 이야기는 사자들이 속속 귀환함에 따라 과거가 현재가 되어버린 가운데, 울리히 가문의 진실을 파헤치는 탐정물이자 블랙 코미디가 되어간다. 저택 내 모든 장면들이 디지털 기술로 구현되었다는 사실은 조상귀신들이 출몰하는 비현실적 세계라는 틀과 잘 맞아떨어진다. 결국 조상과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여 벌인 엄청난 소동은 가문의 치부를 드러내며 끝이 나고, 그곳에 유일하게 오지 않은 ‘헤르만’의 존재는 청산되지 못한 과거의 메타포로 다가온다. 현재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과거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키는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작품.
(출처 : 2016 부산국제영화제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