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뭐든 좋아”
옛 방식을 고집하는 사진작가 ‘스테판’,
스텐판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자 뮤즈 ‘마리’,
스테판의 어시스턴트 청년 ‘장’.
세 사람이 그려내는 비밀스럽고 미스터리한 호러 로맨스
만든 사람들
(출처 : KOFIC)
파리에 사는 장은 사진작가 스테판의 조수로 고용된다. 괴팍한 스테판은 실물 크기의 은판으로 인물 초상을 찍는 19세기 촬영방식인 ‘다게로타입’을 고수한다. 그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모델인 딸 마리가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종용한다. 지친 마리는 아버지 곁을 떠나려 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장과 사랑에 빠진다. <은판 위의 여인>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호러 장르에 대한 압도적인 마스터쉽으로 빛난다. 스테판의 저택은 ‘저주받은 집 (성)’이라는 동 장르의 유서 깊은 아이콘의 충실한 구현으로 외부와 단절된 동시에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실내로 들어가면 삐걱거리는 문과 위협적인 계단들을 통해 보다 확장된 유령들의 공간으로 인도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을 도입함에도 구로사와 고유의 미학과 서정성이 느껴지는 것은 비와 바람, 식물로 대변되는 아시아적 자연의 인상과 마리의 연출방식,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의 매개자인 장의 캐릭터에 의해서일 것이다.
특히 바깥의 비가 투명하게 비치는 은판 위에 처음 등장한 마리는 지속적으로 현실의 존재인지 유령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게끔 시각화된다. 판타스틱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문제 삼는 감독의 연출력은 유령에 대한 믿음을 설득력 있게 전파한다.
(출처 : 2016 부산국제영화제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