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아쿠아리우스. 브라질 항구도시 헤시피의 오래된 아파트. 1940년대 지어진 2층짜리 이 아파트는 65세의 전직 음악평론가인 클라라의 일생을 품고 있는 공간이다. 대규모 개발계획으로 아쿠아리우스의 모든 주민들이 떠나고 건설회사는 철거를 앞두고 있지만, 클라라는 평생을 살아온 집을 떠나기 거부한다. 이미 떠난 주민들은 그녀의 고집을 비난하고, 그녀의 평화롭던 일상에는 의문의 사건•사고들이 찾아들기 시작한다. 얼핏 <아쿠아리우스>는 집단 이기주의와 자본의 권력에 맞서 싸우는 현대 영웅의 투쟁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2시간 반가량의 러닝타임동안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클라라의 기억, 가족, 욕망, 소외, 용기에 서서히 젖어들어 동화하게 이끈다. 그녀의 삶 곳곳에 초대되어, 우리는 구호나 영웅적 행동으로 치장된 싸움이 아닌 삶-경험 그 자체를 무대로 그리고 무기로 투쟁하는 한 정치적 개인과 접속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아쿠아리우스>는 서사 영화의 새로운 정치성을 제시하는 놀라운 성취를 보여준다.
(출처 : 2016 부산국제영화제 박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