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말이 필요 없는 신작. 태국 이산 지방, 숲, 유령, 군인, 오래된 학교를 리모델링한 병원, 네온 형광등, 음악 없이 앰비언스로만 진행되는 사운드, 차갑게 빛나는 전광판과 스크린, 전생을 보는 켕, 그리고 한쪽 다리가 짧아 목발을 짚고 다니는 젠까지, 이 영화는 아피찻퐁 감독의 전작에서 등장했던 수사와 캐릭터가 반복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잠과 깨어남, 영화와 현실, 역사와 정치에 대한 사유와 이미지를 전작들보다 더 끝까지 밀고 나간다.
건설 현장에서 굴착 공사를 하던 40명의 군인들이 원인 모를 수면병에 걸린다. 자원봉사자 젠은 잇이라는 군인을 보살피고, 그녀는 군인들이 잠에 빠져든 이유가 학교 건물 아래 묻혀 있는 옛 왕의 전사로 불려갔기 때문이라 주장하는 영매 켕을 통해 잇과 교감한다. 이는 현재 태국이 직면한 정치적 혼란과 폭력에 대한 분명한 알레고리다. 아핏차퐁은 젠의 외로움과 고통을 잇으로 빙의한 켕이 다정하게 치료하는 장면을 통해 한 개인과 사회의 상처를 원초적으로 어루만진다.
(출처 : 2015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