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안나는 고향을 떠나 뉴욕에 정착한 중국처녀다. 중국 음식점 점원으로 일하는 불법체류자 신세지만 언젠가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우연히 찾아간 센트럴 스테이션의 '황금 궁전'에서 중후한 백인 남자를 만나면서 들뜨지만, 불행하게도 이 남자는 구원자가 아니다. 어머니가 뉴욕을 방문하고 고향을 떠난 사연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그녀는 더욱 곤경에 빠진다. 뉴욕대(NYU)를 졸업한 멍옹의 데뷔작이며, 2001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소재는 낯익지만 멍옹 감독은 안나의 시련을 긴 호흡의 화면과 운명적 비극의 톤을 통해 일종의 종교적 수난기로 탈바꿈시킨다. AIDS에 걸린 남자와의 연애, 친구의 배신, 마을사람들의 구타와 추방, 이국의 낯선 환경, 남자의 배신이 차례로 그녀를 위협하고 마침내 식당에서마저 쫓겨나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는다. 끝장면에서 뉴욕의 거리에 홀로 나서는 안나의 모습은 미조구치 겐지의 <오사카 엘레지>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케 한다.
(출처 : 제 6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