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젊음의 열망, 소외, 그리고 대화. 은퇴한 노교수가 젊은 여인을 만나 변화하게 되는 미세한 감정의 흐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일본에서 일본의 배우와 스탭들과 만든 <사랑에 빠진 것처럼>은 마치 백일몽과도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학비를 벌기 위해 에스코트 워크를 하는 아키코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은퇴한 노교수 다카시를 만나러 간다. 두 사람이 나누는 것은 대화이다. 이튿날, 아키코를 학교로 데려다 주던 다카시는 아키코의 남자친구 노리아키와 조우하게 되고, 다카시는 아키코에 과잉집착하는 노리아키로부터 그녀의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된다. 다카시가 아키코에게 바라는 것은 육체적 관계가 아니라, (비록 그것이 가장된 것이라 하더라도) 인간적 관계였다. 그녀와 대화를 하고, 그녀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팠던 것이다. 하지만, 노리아키가 던진 돌에 의해 집 유리창이 깨어 지듯이, 다카시의 역할은 한낱 백일몽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아키코와 처음 만나는 날,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다카시의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그는 진정 사랑에 빠졌던 것일까?
(출처 :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