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의학 드라마, 탐정이 등장하는 누아르, 익살맞은 코미디, 그리고 화려한 뮤지컬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여러 장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노래하는 탐정>은 한 인간이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관한 독특한 판타지다. 냉철한 이성을 지닌 소설가였지만 피부병이 생긴 이후로는 그저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 불과하게 된 댄에게 유일한 위안은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 그가 좋아하지도 않던 50년대 히트곡들이 환상 속에서는 유용한 진통제로 작용하고, 그가 증오했던 가족과 친척들에 대한 불만은 누아르 소설의 판타지 속에서 교묘하게 해소된다. 그는 계속해서 분노와 과거에 대한 후회를 쏟아내지만, 그러면서 조금씩 상태가 나아져 간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일까? 현실에서 마약 중독으로 오랫동안 고생을 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은 주인공 댄 역은 매우 설득력 있으며(!), 멜 깁슨과 케이티 홈즈 등 화려한 조연들도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해 냈다. 한 가지 더, <노래하는 탐정>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데니스 포터의 실제 체험이 담긴 자전적인 이야기다. TV 시리즈로 많은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이 영화화되는 것을 보는 일은 그가 1994년 사망하기 전까지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한다.(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