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저스틴(커스틴 던스트)과 마이클은 저스틴의 언니(샤롯 갱스부르) 부부의 집에서 호화로운 결혼 파티를 연다. 한편, 지구를 향해 행성‘ 멜랑콜리아(우울증)’가 빠르게 날아오고 있다. 화려한 혼례의 밤이 지나고 저스틴은 더욱 심한 우울증에 빠져들기 시작하고, 혼돈과 갈등의 시간을 지나면서, 자매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지구의 최후를 맞이하기로 결정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쓰인 바그너의 음악‘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의미 심장하다. 서구의 오래된 로맨스 서사인‘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비극적인 운명과 영웅적인 극복이라는 낭만 주의적인 이미지를 대변하고 있다. <멜랑콜리아>는 서구 문명의 종말이 행성의 격돌에서 오는 것만이 아니라 현대인의 우울증 속에서 솟아나오는‘ 종말’이며, 그것은 종말의 비전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할리우드의 수많은 묵시록적 영화를 비틀어 버리는 또 다른 묵시록이다. 우리 시대가 파국이 아니라 날아오는 행성‘ 멜랑콜리아’처럼 파국의 이미지로 가득 찬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상용,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