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안토니오니는 <정사>에 이어 <밤>과 <일식> 등 '고독과 소외의 3부작'을 연이어 만들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다. <밤>의 여주인공 잔느 모로의 등장은, 루이 말의 1958년 작품 <연인들>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연인들>이 권태로운 일상으로부터 낯선 남자와의 사랑과 도주라는 가치 전복적인 결말로 치닫는 데 반해, 안토니오니 감독은 권태기에 이른 부부의 일상을 그들의 하룻밤 여정을 통해 차분히 담아낸다. 도시 건물의 외벽을 훑고 내려오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 이 영화에서 간간히 보여지는 콘크리트로 둘러쌓인 도시의 이미지는 그대로 주인공들의 변해버린 사랑을 암시하는 듯 하다. (시네마테크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