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전국 시대의 일본으로 옮겨 각색한 작품. 장면 연출과 분장에서 일본 전통극인 노(能)의 기법을 응용하는 형식적 실험을 시도했다. 약육강식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강렬한 욕망을 탁월하게 묘사했으며, 원작의 음울한 분위기를 가장 충실히 재현해 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긴박감 넘치는 구로사와 식 액션의 진수를 보여 주는 종반부 전투 장면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을 정도다.
난공불락을 자랑하는 구모노스(거미집) 성의 성주 쓰즈키 구니하루는 북관 성주 후지마키의 모반으로 농성을 결의한다. 이때 제1요새의 와시즈 다케토리와 제2요새의 미키 요시아키가 적을 무찔렀다는 소식이 당도한다. 성으로 돌아가던 다케토리와 요시아키는 숲속에서 길을 잃고 기묘한 노파를 만난다. 노파는 “다케토리는 북관 주인이 되고 또 구모노스 성주가 될 것이며, 요시아키는 제1요새 대장이 되고 그 아들은 머지않아 구모노스 성주가 될 것”이라 예언한다. 다케토리의 아내 아사지는 예언이 구니하루의 귀에 들어가면 큰일이라며, 먼저 성주를 치라고 부추긴다. 결국 다케토리는 성주가 되고, 구모노스 성에는 계속해서 피바람이 몰아친다.
빗발치는 화살 속에 미후네 도시로가 공포에 떨며 죽어가는 라스트 신은 특수 촬영이 아니라 실제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명사수가 미후네를 겨냥하고 쏜 것. 촬영이 끝난 후 미후네는 위험한 촬영을 감행한 구로사와를 거세게 비난했고, 술에 취해 산탄총을 들고 구로사와의 자택으로 찾아간 적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