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영화감독을 주인공으로 창작의 고뇌를 그리고 있는 펠리니의 걸작. 영화감독 귀도는 어느 날 공중에서 떨어지는 꿈을 꾼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있던 그는 요양을 핑계로 온천에 가지만 그곳에서도 생활과 일을 벗어날 수 없다. 그는 온천에서 여생을 보내는 노인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환상처럼 보기도 하고, 마음 속에 나타나는 창부 같은 모습의 성녀 클라우디아에게서 안식을 구하기도 한다. 현실과 환상이 점차 뒤섞이는 가운데 귀도는 소년 시절의 추억에 잠기면서 오래도록 잊고 있던 것을 생각해 낸다. 펠리니 자신이 “나의 두 번째 데뷔작 혹은 진정한 첫 번째 영화”라고 부른 작품으로, 이전에 장편영화 7편과 공동연출작 2편을 만들었기 때문에 8편 반째 영화라는 의미로 제목을 <8과 1/2>이라 붙였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 환상과 기억이 혼재된 여러 층위를 넘나들며 예술가의 내면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독백체에 담아 표현하고 있는 작품으로, 펠리니의 영화세계와 생애가 압축적으로 드러난 한 편의 영상자서전이라 할 만하다.(서울아트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