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우크라이나의 거장 세르게이 로즈니차가 W.G. 제발트의 책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2차 대전에 관한 파운드 푸티지 영화. <파괴의 자연사>가 집중적으로 조명한 것은 2차 대전 중 독일에 대한 연합군의 융단폭격이다. 로즈니차는 2차 대전 아카이브 필름으로 매우 급진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수행하면서 지역이나 진영을 식별하는 데는 무심했다. 여기에는 어떤 내레이션이나 자막도 없고, 무엇보다 적과 아군의 구분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만은 선명하다. 전시 융단폭격에 내포된 민간인 대량학살을 용인할 수 있는가? 대립되는 두 세계를 연결하는 전략적 편집, 스펙터클과 비극을 오가는 아이러니한 이미지들, 창조적으로 디자인된 사운드 등 로즈니차의 이 탁월한 영화는 불가피하게 현재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환기시킨다. (강소원)
(출처 :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