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중국 산골 마을에 조부모와 살고 있는 14살 소년 마시앙의 어깨는 무겁다. 2년 전 가정 폭력으로 엄마는 집을 나가 소식이 없고, 아빠는 감옥에 가 있다. 마시앙은 아직 엄마의 품이 그리운 아이일 뿐이지만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의 역할을 자임한다. 가장으로서 그의 첫 번째 결심은 고향에서 1,500킬로 떨어진 도시로 가서 국숫집 수련생이 되는 것이다. 돈을 벌어 집을 사서 언젠가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사는 날을 꿈꾸며 지금의 호된 노동을 견디는 소년. <누들 키드>는 마시앙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한 시기를 함께 한다.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 소년의 성장을 지켜보는 카메라는 놀랍도록 투명하지만 거기에 감정이 배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래들처럼 소년으로 살 수 없는 ‘소년-어른’ 마시앙. 심지가 단단한 이 소년은, 하지만 미래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이 소년은 2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약간 삐딱해지기도 하지만 영 엉뚱한 길로 들어서진 않는다. 소년의 그 시간은 우리에게도 씁쓸하고 경이로운 체험이 된다. (강소원)
(출처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