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마오쩌둥은 ‘대약진’ 운동이라고 불렀지만 중국근대사에서 그 시기는 ‘대기근’으로 끝났다. 1957년 백화(百花)운동으로 새로운 정치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려던 시도는 비판에 직면하였다. 마오쩌둥은 반대의 목소리를 반(反)우파분자들로 규정하고 덩샤오핑에게 그들을 체포하여 정신재교육을 위한 노동수용소로 보내는 일을 맡겼다. 1957년 12월, 간쑤성 고비사막 근처 자볜거우(夾邊構) 노동수용소에 첫 수용자 2,300명이 도착했다. 3,200명이 수용된 것으로 알려진 이 수용소에서 500여명이 살아남았다. 1961년 수용소는 폐쇄되었고, 남은 자들은 침묵을 강요당했다. 이에 관한 어떤 사진도, 영화도 남아있지 않다. 왕빙은 2005년부터 살아남은 자들을 만나 증언을 듣기 시작했다. 120여명을 만났고, 600시간이 넘는 증언을 담았다. 그리고 15명의 증언이 여기에 있다. 누군가는 침상에 누워 가까스로 증언을 한 다음 한달 나흘 후에 장례식을 치른다. 재소자의 증언은 간수의 증언과 서로 다르기도 하다. 그곳에서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역사는 기억 속에 살아남았고, 증언은 고통스럽게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어진다. <사령혼>은 21세기의 (클로드 란츠만의) <쇼아>이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정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