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은주〉는 이주민 지원 센터, ‘지구인의 정류장’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정은주 님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카메라는 그만 주목하지 않는다. ‘안산다문화작은도서관’을 거쳐 지구인의 정류장에 머물게 된 은주 님의 곁으로 두 명의 ‘조연’이 서사에 합류하는데, 중국에서 이주해 온 영숙 님, 캄보디아에서 이주해 온 혜나 님이 그들이다. 〈은주〉의 주연과 조연들은 서로를 ‘절친’이라 말한다. 스스로도 인정할 정도로 한국에서는 낯선 관계이지만 그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힘들 때 곁을 지키고, 행복한 순간 서로를 기억하며 단단히 연결된 관계는 국적도, 문화도, 언어도 초월한다. 오히려 그녀들이 함께했기에 지구인의 정류장은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들을 적극 지원하는 센터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은주〉가 주목하는 그녀들의 관계는 충분히 이상적이고 특별하다. 동시에 이 관계가 얼마나 지극히 일상적일 수 있는지 깨닫게 한다. 모든 경계를 넘어 모두가 친구일 수 있는 사회, 〈은주〉의 감독이 꿈꾸는 세계다. (이동윤)
(출처 : 제10회 디아스포라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