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21세기 세계 최우량 반도체 전문 회사’로 알려진 KEC는 복수노조제도를 도입해 전국적으로 유례없는 친기업 노조를 갖게 되었다. 8년 연속 평화적 임금협상 타결이라는 이례적인 성과도 거기서 비롯되었다. 장윤미 감독은 KEC의 ‘세 개의 노조 중 한 노조의 입장을 따라가는 영화’라는 짤막하고 단호한 자막으로 영화를 시작한다. 카메라는 이제 내레이션 없이 2시간 48분간 KEC 구미 지회 노조원들의 공간으로 들어가 그들의 목소리를 담는다. <깃발, 창공, 파티>에는 유독 여성 노조원이 많이 등장한다. 그들 회사가 유독 성차별적이기 때문이다. 채용에서 차별하고 임금에서 차별하고 승진에서 차별하는, 성별에 따른 불이익이 시스템화된 곳. “깨알 같은 차별이 곳곳에 있어!” 라며 탄식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지치거나 절망한 기색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들은 투쟁만큼이나 일상적 즐거움도 포기할 생각이 없기에, 영화에는 늘 유쾌하고 정겨운 기운이 떠돈다. ‘파티’가 계속되는 한, 이 투쟁의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다. <공사의 희로애락>으로 주목받은 장윤미 감독의 세 번째 장편. (강소원)
(출처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