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도시의 하루를 열고 닫는 지하철에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새벽 4시 숙직실을 나서는 기관사, 수많은 모니터를 앞에 둔 관제실 직원, 전동차 내부를 손 보는 직원, 역사를 청소하는 아주머니들, 전동차를 닦고 조이고 분해하고 조립하는 정비공들, 선로를 수리하고 점검하는 직원까지. <언더그라운드>는 그들의 노동을 존중의 시선으로 담아 내지만, 동등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이 가운데 어떤 노동에 특별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그들 노동에 차별과 위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힘들고 위험한 일일수록 비정규직의 몫이 되는, 이른바 ‘죽음의 외주화’(혹은 비정규직화)라는 문제. <버스를 타라>와 <그림자들의 섬>에서 한진중공업의 노동 운동을 다룬 김정근 감독이 이번에는 부산도시철도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보다 적게 말하고 오래 관찰하는 이 영화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언더그라운드’ 아래에 또 다른 ‘언더그라운드’가 있다. (강소원)
(출처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