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1990년대 후반 대학가를 중심으로 기존의 학생운동과는 다른 흐름이 생겨났다. 기존 운동 질서의 가부장성과 폭력성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 제기, 지금 여기에서 다른 내일을 실험하는 급진성. 그녀들은 ‘영페미니스트’라 불렸다.
그 시절 대학을 다녔고 영페미니스트였던 감독은, 광범위하게 확산된 페미니즘의 새로운 물결 앞에서 더 이상 ‘영’하지 않은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의 위치를 질문하기 위해 예전의 페미니스트 동료들을 찾아간다. 40대에 접어든 그녀들은 각기 직업도, 사는 지역도, 가족형태도 전혀 다른 만큼 현재의 고민도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영페미니스트들이 20대에 가졌던 고민과 문제의식이 사그라든 것은 결코 아니었다. 동물권 운동으로 지역여성들과의 연대로 기존의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을 깨는 다른 부부관계로 여성주의 건강권 운동으로 페미니스트 가수로 반성폭력 운동의 중견 활동가로, 그녀들은 여전히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감독의 시선을 좇아 영페미니스트들이 20대였을 때 가졌던 고민이 어떤 변화를 거치며 현재의 모습이 되었는지 윤곽을 따라가 본다면, 이제는 40대가 되었을 영페미니스트들에게는 여전히 매일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것이고 그보다 윗세대 혹은 ‘영영페미니스트’들에게는 세대가 다르고 그래서 경험이 다른 페미니스트들이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영주]
(출처 :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