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영화 <김군>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촬영된 한 무장 시민군의 사진에서 출발한다. 보수 논객 지만원 씨에 의해 제기된 5·18 북한군 개입설에 의하면 바로 이 사진 속 인물이 5·18을 배후 조종한 북한군, 이른바 ‘제1 광수’라는 것. 감독은 사진 속에 남겨진 희미한 단서들을 토대로 이 청년의 행방을 추적한다. 지만원 씨가 주장의 근거로 제시한 수많은 사진 속에서 광수로 지목된 광주 시민들은 이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작 첫 번째 광수는 나타나지 않고,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간신히 알게 된 것은 그가 넝마주이 ‘김군’이었다는 사실 뿐. 선명하지 않은 기억을 애써 끄집어내는 수많은 사람과의 인터뷰와 오래된 자료들이 촘촘히 엮이면서 감독은 차츰 진실에 다가선다. 이 추적의 끝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과연 무엇일지, 마지막 순간까지 숨죽이며 지켜보게 만드는 긴장감 있는 연출의 힘이 대단하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허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