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영화는 거주지로서 아파트의 생태를 한국 현대사와 맞물려 촘촘하게 엮어낸다. 그러나 <아파트 생태계>가 아파트 역사를 다루는 거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울의 오래된 시범 아파트 단지를 찾아 나선영화는 아파트의 생성, 성장, 소멸 그리고 재탄생의 과정을‘아파트를 둘러싼 사람들’을 통해 담아낸다. 아파트 정책을 만든 손정목은 과거 서울시 도시계 국장에서 출발해 건축 전문가들이자 실거주자들, 부동산 업자, 재개발 업자, 그리고 아파트에 거주했거나 거주를 계획하는 우리 모두를 아파트 관련자로 바라본다. 영화는 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아파트에 대한 추억과 경험담을 풀어낸다. 영화는 아파트를 단순히 시스템이나 구조의 산물이 아니라 사람이 기획하고, 사람이 거주하고, 사람이 거래하는‘ 사람의 공간’으로 다층적으로 읽어낸다. 정보와 정서를 동시에 품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아파트에 대한 공적 역사와 사적 기억을 유연하게 엮어내면서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인간 삶의 흐름을 차분하게 짚어낸다.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이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