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우리는 헤어진 연인이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게 남아 있는 질문이다. 너와 나의 곳곳에 남아 있는 질문들은 우리에게 이름을 부여한다. 너는 나의 이름이고, 나는 너의 목소리이다. 너의 질문은 나의 이름이 된다. 우리는 많은 경우 타인의 모습을 통해서 나에 대해 깨닫는다. 헤어진 관계 끝에서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리고 나에게 되돌아오는 것은 질문이었다. 우리는 매 순간 타인을 향해 질문을 던지지만, 그 질문이 제대로 가 닿았는지는 알 수 없다. 남은 것은 질문이 시작된 자리, 나 자신이다. 타인에게서 비춰진 것은 나의 모습이다. 내가 아닌 ‘너’에게서 ‘나’를 발견한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작은 조각들을 가지고 ‘너’에 대해서, 그리고 동시에 ‘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출처 : kob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