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1980년대, 소규모 건설업, 소위 '집 장사'를 하던 부모님은 도시 개발의 붐을 타고 ‘중산층’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모든 것이 거품처럼 사라졌다. 노심초사하는 나와 달리 부모님은 기약 없어 보이는 부동산 투자에만 관심을 보인다. 카메라를 든 나는 가족의 부동산에 대한 열망 뒤에서 과거의 상처와 개발 시대의 탐욕을 마주하게 된다.
연출의도
사춘기 시절부터 나는 ‘웬수’ 같은 집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일찌감치 독립을 선택했지만 마음 속에 몇 가지 의문을 갖고 있었다. 잘 나가던 우리 가족은 왜 갑자기 망했을까? 경제적으로 무능한 부모님은 왜 부동산에 집착하는 것일까? 나는 80년대 잠실 개발의 광풍을 돌아보며 퍼즐조각을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투기를 부추겼던 부동산 정책 덕에 커다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부모님의 과거. 빈부의 낙차를 경험하며 말하지 못했던 각자의 상처. 퍼즐이 완성 되어 가면서 나는 우리 가족이 외면해 온 불안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도시 개발과 부동산 투기의 거품은 우리 가족에게 무엇으로 남았을까?
(출처 : 2018년도 인디다큐페스티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