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순천 만에서 한 소금창고를 보고는 사진을 찍으며 다가갔다. 점점 대상의 실체가 뚜렷하게 들어오자, 그것은 기대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정작 소금창고라 믿었던 것은 조류 관망대였던 것이다. 사진을 출력하고 한 장씩 차근하게 사진을 쌓아 올리며 접착시킨다. 사진촬영대의 상황은 포커스가 어긋나 있는 상태의 카메라가 사진을 주시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자 사진이 쌓인 만큼 사진은 두께를 가지며 렌즈로 다가온다. 최종적으로 500장 가까이 되는 사진은 의식의 궤적을 은유 하듯 기억은 동결화되어 주관성, 모호성에 등을 돌리고 만다. 그리고 촬영자 본인이 기억하려 했던 소금창고가 아님을 사진의 덩어리가 증명하고, 그것은 기억의 불완전성과 애매모호함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어버린다.
(제10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