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누가 순한 부안군 사람들을 일어서게 했는가? 부안군 핵폐기물 설치 반대투쟁에 담긴 다층적 결 속에서 영화는 ‘절차의 민주주의’가 우리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부안군 핵유치에서 마주한 비민주적 행위는 오늘날 4대강 개발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발전하고 있는 것일까?
한 때 조기파시로 명성을 날리며 ‘지나가던 개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주민들의 추억담만이 전해지는 전라북도의 쇠락한 소도시 부안군 위도, 이곳에 지난 2003년 때 아닌 개발의 광풍이 불었다. 수십 년간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진행했지만 번번이 유치실패에 부딪혔던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유치지역으로 부안의 작은 섬 위도가 급부상 한 것, 하지만 낚시꾼이 던진 현금보상설과 부안군수의 일방적인 유치신청으로 시작된 방폐장(핵폐기장) 유치 결정은 급기야 생업도 포기한 부안 주민들의 방폐장 유치 결사반대 투쟁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위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 결정에 맞선 부안 주민들의 3년 여 간의 싸움... 결국, ‘위도 주민 1인당 5억원의 현금보상설’이라는 유언비어에 속아 방폐장 유치신청에 동의했던 위도주민들마저 반대로 돌아서며 부안은 국책사업 유치결정을 두고 사상초유의 주민투표를 진행한다. 지역이기주의, 님비현상이라는 언론과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그들은 왜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을까. 또 다른 주민투표 경쟁을 통해 방폐장을 유치한 경주의 오늘은 어떤 모습일까.
미국산 소고기 반대 촛불집회, 용산참사, 4대강 사업을 보며 2003년 부안항쟁을 떠올린다는 부안 사람들, 정부지원금을 미끼로 주민투표라는 형식적인 절차를 내세워 지역 간 줄 세우기 유치경쟁에 나섰던 국책사업 유치전은 아직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야만의 무기’, 그 실체가 아닐까. 부안항쟁, 못 다한 이야기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 여기 있다. 그리고 우리들의 생활 속에 밀접하게 기생하는 현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