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한 학생이 강의실에 들어오고 수업이 시작된다. 그러나 학생의 표정이 심상치않다. 교수님의 입을 빤히 쳐다보거나 자꾸 두리번거리고 옆자리에 앉은 학생의 노트를 힐끔거린다. 결국 자포자기한듯 강의실 칠판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교수님 입에서 글씨가 나온다. 신난듯이 필기를 열심히 하는데 누군가 깨우니 결국 백일몽이었다. 2009년,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모든 예산을 투입해 그나마 쥐꼬리만 했던 장애인 대학생들의 수업내용을 알려주는 도우미제도 예산이 4억 삭감되어 청각장애인 대학생들이 뿔났다! 그들이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귀신 분장을 하고 기자회견을 연다.
연출의도. 선배는 어떻게 공부했어요? 라는 제목은 공부비법을 묻는 문제가 아니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을 포함해 우리 청각장애인 대학생들에게 공부비법보다 더 중요한것이 있다. 그것은 수업내용을 어떻게 알아듣느냐이다. 초중고교 자그마치 12년동안 아무런 지원이 없는 교실에서 고군분투하면서 힘들게 대학에 입학했다. 그런데 초중고교와는 비교도 안되는 더 광범위한 대학교에서 살아남으려면 수업내용을 알려줄 사람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장애인도우미이며 수업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대학생이 듣는 수업시간에 같이 대동해서 도우미가 노트북으로 수업내용을 타이핑해주거나 수화통역, 필기를 대신 해주는 것이다. 지식의 요람인 대학교에서 전국 대학생들의 0.1%도 안되는 청각장애인대학생들이 여전히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권리는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상을 제작하면서 내 자신에게는 사운드가 필요하지 않은데 비장애인을 위해서 사운드에 신경쓰면서 편집하는 것이 쉽지않았지만 절실한 문제를 보여주고 싶어 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