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정리해고가 법제화된 후 노사정 합의하에 정리 해고된 현대자동차 144명 식당여성조합원들의 3년간의 투쟁을 그린 영화.
1998년 격렬했던 현대자동차 파업은 노사간의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파업에 헌신적으로 참여했던 식당아줌마 전원 143명이 무더기로 정리해고 되면서 협상의 제물이 되었다. [평행선]은 그 후 3년 간 회사와 노조의 성차별에 의해 밀리고 구겨지며 상처입고도 생존을 위해 스스로 단련되어 가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노조는 회사에게 정리해고의 명분을 주고 대가로 이들 회사 식당을 인수해 해고된 이들 여성 노조원들에게 운영을 맡겼다. 그러나 12시간의 노동시간, 쉴 새 없이 들이닥치는 사람들, 사우나탕보다도 지독한 주방의 열기 등 더욱 열악해진 노동 환경 속에 이들은 날마다 전쟁을 치른다. 잘못된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농성에 나서지만 이들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은 외롭다. 노조와 회사, 정부 어느 쪽도 이들의 편은 없고 비아냥댈 뿐이다. 이들과 싸움을 함께 하는 카메라는 여성 노동자의 생존을 조여 오는 가부장적 논리를 들추어 낸다. 거시적인 권력 안에 작은 먼지로 존재했던 식당아줌마들이 스스로 정당성을 발견하고 지켜 내면서 태풍의 눈으로 단련되는 과정은 진정 아름답다. (남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