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온종일 TV를 보는 어머니. 나의 어머니는 3년 전에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후 장애인이 되었다. 지금은 왼쪽 팔과 왼쪽 다리가 굳어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그런 어머니가 TV를 보다가 하는 한 마디가 아들의 귀에 들어온다. ‘저거 찍으면서 저 사람들은 재미있을거야’라고. 그래서 아들은 말한다. 엄마도 찍어볼래? 나는 어머니에게 연기를 연습 시키고 그녀의 인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녀의 남편에 대해, 그녀의 자식들에 대해, 그녀 자신에 대해, 그리고 그녀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계속되는 질문의 끝에서 결국 우리는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게 된다.
연출의도. 영화를 찍어보고 좋은 배우들을 만나면서 나에게는 한 가지 믿음이 생겼다. 그것은 배우의 연기가 그 자신의 인생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뒤집어 내 어머니의 인생을 들여다보려 한다. 내 어머니의 연기를 통해서 그녀의 인생을 ‘재현’의 방식이 아닌 ‘현현’의 방식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방식이 다큐멘터리와 영화의 경계를 의식하지 않는 이 영화의 형식과 공명하며 내 어머니가 살아온 삶에 담긴 슬픔과 서러움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