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친근한 노랫말과 서정적이고 포근한 멜로디의 음악으로 사랑 받아온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밴드)는 김민홍(작곡, 기타)과 송은지(작사, 보컬)로 구성된 2인조 혼성밴드다. 민홍과 은지는 3집을 준비하면서 사운드에 변화를 주기 위해 객원멤버들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함께하게 된 식구가 요조, 진호, 주영, 관영. 그러나 식구가 불어난 소규모밴드의 행보는 순탄치 않다.
객원보컬이었던 요조가 공연무대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멤버들의 갈등이 표면화하기 시작한다. 원조 보컬 은지는 자신의 힘겨운 상황을 몰라주는 민홍이 서운하다. 게다가 자연히 식구가 늘면서 서로에게 맞춰야 하는 것들이 많아져 합주연습과 공연은 삐걱거리고, 서로의 해묵은 갈등과 멤버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조금씩 불거지기 시작한다.
설상가상, 대중적 인기를 얻은 요조는 소규모밴드를 떠나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그 동안 누적된 갈등과 음악적 견해 차이로 지쳐있던 민홍과 은지 역시 멤버들과 헤어지기로 결정한다. 두 사람은 휴식과 새로운 음악 만들기 작업을 위해 즉흥 여행을 떠나기로 하는데.
연출의도. 대중음악그룹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열정과 희망, 절망과 불안을 관객들이 때로는 극적으로 때로는 거리를 두고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그 과정은 열정하나만으로 대한민국이 강요하는 논리와 규율을 돌파하려는 젊음의 기록만은 아니다. 그 과정은 오히려 자신들의 음악적 취향과 예술적 표현방식을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작지만 아늑한 삶의 보금자리를 만들려는 일상의 사소한 투쟁과 선택에 관한 기록에 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갈등을 극복하고 아낌없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으로서 음악 하는 즐거움과 기쁨에 관한 기록이다. 다큐멘터리 감독은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삶의 일부분에 합류해서 그들의 열정과 경험을 최대치로 공유하면서도 그들을 둘러싼 세상을 묘사하는 성숙한 거리와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감독이 이해하고자하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젊음은 결국 지금 한국사회가 강요하고 생산해내는 젊음의 부분적인 표상 또는 그 반작용이라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