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중 '커밍아웃'한 유일 생존자인 송신도 할머니는 위안부 관련 여느 다큐멘터리에서 보아왔던 할머니들과는 다르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통해 봐왔던 피해자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깨버리는 할머니. 그런 만큼 할머니에 대한 사람들의 첫 인상은 예사롭지 않다.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이하 지원모임) 사람들에게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게 생겼다.''여태까지 알고 있는 할머니들과는 달라, 재판을 함께 해 나갈 자신이 없었다.'란 인상을, 기자들에게는 '아주 거칠어 보였고 피해자답지 않은 분노와 웃음…''거침없는 말의 위력을 지닌…''마치 네 까짓 게, 내 기사를 제대로 쓸 수 있을 성 싶으냐'란 느낌까지 안겨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람은 절대 믿을 수 없다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할머니와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지원모임이 만나 일본 정부를 대항한 싸움을 함께 시작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믿음을 자연스럽게 회복해나간다.
어떠한 보상보다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재판을 시작했던 할머니는 자신의 상처를 넘어 모든 사람들의 평화를 이야기한다. "두 번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마라."는 할머니의 외침은 단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써의 호소가 아니다. '전쟁'에 있어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나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전쟁'에 참전했던 일본 군인들과 위안부였던 그녀들, 모두가 피해자였다는 것이 그녀의 외침이다. 이것이 바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뤘던 상당수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줬던 희생자들 아픔에 대한 동조, 일본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넘어서는 지점이다. 그렇게 때문에 일본을 호통치던 당당한 그녀의 목소리는 일본 전역을 감동으로 물들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