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되는 이번 ‘한-러 온라인 영화제’는 전례없는 새로운 기획이다. 비록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온라인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최신 러시아 영화들을 이렇게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게다가 역설적으로 영화제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덕택에 전국 어디에서든지 무료로 동시대 러시아 영화 걸작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행사에서 같이 상영되는 한국 영화들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는 작품들이다. 말하자면 이번 행사를 통하여 관객들은 극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한국과 러시아의 비상업 영화들을 일주일 동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이번 영화제 프로그램에는 극적 재미와 예술적 완성도를 모두 추구하는 영화들을 선정하려 노력했다. 가능한 유사한 소재의 작품끼리 짝을 지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레토》와 《내가 사는 세상》은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이고, 《빈폴》과 《히치하이크》는 두 여성의 연대와 정신적 성숙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동물학》과 《다영씨》는 외모로 인한 차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또한 《이혼합시다!》와 《어른도감》은 모두 가족 드라마이다. 물론 이러한 짝짓기는 어느 정도 자의적이다. 이 프로그램의 모든 작품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독특한 영화 미학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영화 중 《빈폴》과 《레토》는 국내에서 정식 개봉이 되었고, 칸 영화제 수상작으로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은 이번 영화제와 같은 기회가 아니라면 다시 보기 어렵다. 특히 발레리 토로프스키 감독의 《히프노시스》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통상 배급사들은 지명도 있는 감독 작품의 해외 최초 공개를 온라인으로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히프노시스》의 배급사는 한-러 수교 30주년이라는 취지에 공감하면서 이 작품을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상영할 수 있도록 흔쾌히 동의해주었다. 이 자리를 빌어 영화 《히프노시스》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발레리 토도로프스키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아무쪼록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양국의 문화교류 일환으로 개최되는 이번 영화제에 많은 분들이 온라인상으로나마 방문하길 바란다. 이번 행사가 한국과 러시아 양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앞으로 유사한 행사가 계속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 기획전 소개글 작성 및 작품 선정은 경상대학교 러시아학과 홍상우 교수님이 진행하셨습니다.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국영상자료원
※ <동물학>, <이혼합시다>, <히프노시스>는 동영상 플레이어 오른쪽 아래에 자막 Korean을 선택해주세요. 다만, 아이패드/아이폰 IOS 최신버전에서 한글자막이 표시되지 않습니다. 애플사에 오류 수정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맥OS 최신버전 카탈리나에서는 자막이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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