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하녀 김기영, 1960
“하녀는 범죄 멜로드라마고 여성들의 섹슈얼한 욕망을 다루지만 동시에 아주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그 당시 한국사회와 계급이 변해가는 상황들이 아주 적나라하게 담겨 있는 영화라고 생각이 들어요.”(봉준호, 더 크라이테리언 채널 2013년 인터뷰에서)
금천에서 있었던 실화를 토대로 중산층 가정에 하녀가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을 다룬 이 영화는 “중기 김기영 영화의 대표작”으로 이후 <화녀>(1972), <화녀 82>(1982)로 이어진다. 계단이 있는 이층집에서 피아노를 치고 주인집 남자를 소유하고 싶은 하녀의 욕망이 그로테스크하게 연출된 한국고전영화 걸작 중 걸작이다.
+장면: 영화의 오프닝 타이틀, 두 자녀가 실놀이를 하는 배경으로 ‘김기영 오리지날씨나리오 下女 김기영푸로덕슌 제작’타이틀 자막이 흐르는데, 타이틀‘下女’에서 피가 흐르는 기분 (안성기 선생의 부친 안화영 선생이 제작담당을 했고, 이 오프닝 자막은 봉준호 감독의 부친 봉상균 선생이 디자인했다고), 아버지가 만든 라이스 카레(노란 밥)를 엄마에게 갖다 주는 장면, 손가락으로 카레 맛을 보고 흐뭇해하면서 입술을 혀로 핥는 소년 안성기 배우, 너무 귀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