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제10회 도전! 나도 프로그래머’ 공모전 대상 수상작]
빨치산은 본래 프랑스어의 partisan에서 나온 말로, 당원 혹은 동지를 뜻하는 단어였으나 러시아로 수입되어 러시아어 Партизан이 되고, 이때 러시아 발음 빠르찌잔이 한반도에 들어와 빨치산이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흔히 빨치산이라고 하면 조선인민유격대를 뜻한다. 빨치산의 역사를 정리하기는 쉽지 않으나, 쉽게 정리하자면 한국전쟁 전후 시기 태백산맥에 속하는 산들에 터를 잡은 남로당 계열의 게릴라들이다. 이들은 토벌대에 의해 대부분 생포되거나 사살되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큰 상흔 중 하나이면서도 정작 영화계에서는 자주 다뤄지지 않았던 빨치산. 이번 기획전은 이 빨치산을 통해 근현대사의 비극을 마주하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기획되었다.
기획전에서 다루고자 하는 작품은 KMDb VOD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 중 5편이다. 사실상 빨치산을 다룬 한국영화는 이 작품들이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여서 마침 소개하고자 하는 모든 작품이 KMDb VOD에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기획전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년도나 가나다 순이 아닌 영화의 내적 흐름을 기준으로 순서를 선정하였다.
영화들은 빨치산 영화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피아골을 필두로, 빨치산을 주 소재로 하고 역사의 재현을 연출의 골자로 한 남부군과 태백산맥 그리고 빨치산 이후를 다루는 최후의 증인과 짝코 순으로 배치되었다. 남부군과 태백산맥의 경우 그 순서를 서로 바꿀 수 있고, 이는 최후의 증인과 짝코 또한 마찬가지이다. 피아골 - (남부군, 태백산맥) - (최후의 증인, 짝코) 순으로 영화를 따라가면서, 머리 속에서 잘 몰랐던 빨치산에 대해 일종의 가상의 연대기가 작성될 수만 있다면 기획자로서 더한 기쁨이 없을 것이다(괄호 속 작품들은 서로 위치를 바꿀 수 있으나 괄호 그 자체의 순서는 바꾸지 않는다).
BY 허진혁(대상 수상자)
상영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