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특이한 한국 문화 엘리아스 버튼 홈즈, 1900
¶ 외국인 여행가의 눈에 비친 1910년대 초 경성의 짧은 인상 (2)
버튼 홈즈가 재편집, 공개했던 한국 관련 영상 3편 중 하나로서,
<유일무이한 도시 서울>과 마찬가지로 1901년, 1913년 촬영본으로부터 시간 순서 관계없이 선택, 편집했고, 그의 눈에 특이하거나 신기하게 비춰진 한국인의 모습들을 담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재래 기구와 밧줄, 여러 명의 협동만으로 굴착기, 거중기 등 근대적 장비를 대체하여 일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좀더 많이 수록했다는 것 정도이다. 이런 광경들을 그저 진귀한 볼거리 정도로 묘사하는 그의 시각이 피상적이라고 느껴지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쓴
여행기 내용을 보면 나름대로 꼼꼼한 인터뷰와 조사를 수반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이 영상은 뜬금없이 제임스 모리스의
<Archives Korea 1930-1940> 푸티지에 포함된 상태로 처음 발견됐다. 어떤 경위로 제임스 모리스가 버튼 홈즈의 필름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단서는 없다. 다만, 이 두 인물은 1살 차이이고 둘 다 할리우드 영화사와 일한 적이 있으니 한국과 미국에서 지역적, 시간적으로 교류의 기회가 있었으리라 추정될 뿐이다. 참고로 버튼 홈즈의 여행기(1901년 자료만 수록)에서는 모리스가 속했던 '한성전기회사'에 대해 상세히 다루는 한편, 이 회사의
총괄 기술자의 자택에 방문했다는 기록과 함께
전경 사진까지 남기고 있는데, 이는 제임스 모리스에 대해 알려진 정보와 유사하다. 또한 이 책에 삽입된 다른 몇 장의 사진들은
"photograph by J. H. Morris"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이쯤 되면 둘의 만남과 교류가 있었으리라 상상해 봄 직하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진취적이고 카메라와 필름 기술에 밝은 편이었던 두 사람이 한국에 대해 서로 어떤 인상을 나눴을지 무척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