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스크린]안티히어로 형사, 강철중(2) : <공공의 적>(강우석, 2002) 월간스크린⑩ - 한국영화 현장 기행

by.김형석(영화저널리스트, 전 스크린 편집장) 2018-12-21조회 7,335
2002년 | 시네마서비스

감독, 제작 : 강우석 | 원안: 구본한 | 각본: 김현정 정윤섭 백승재 채윤석 | 촬영: 김성복 | 미술: 오상만 최병근 | 음악: 조영욱 이우준 | 무술감독: 정두홍

CAST
강철중: 설경구 | 조규환: 이성재 | 엄 반장: 강신일 | 김 형사: 김정학 | 안수: 이문식 | 대길: 성지루 | 용만: 유해진


여름에 크랭크인 한 <공공의 적>은 가을에 서서히 촬영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 ‘한강 둔치 대결’ 신이 공개되었습니다. 여름에 공개한 장면이, 영화의 도입부로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면, 가을 공개 장면은 에너제틱한 액션의 폭발이었죠. 

공공의적 스틸
공공의적 스틸
공공의적 스틸

폐륜적 살인마이자 사이코패스인 조규환(이성재)을 강철중(설경구)은 불러냅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육탄전이 벌어지죠. 악당에 대한 경찰 강철중의 개인적 응징인 셈인데요, 그런 만큼 액션의 강도는 상당합니다.

공공의적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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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주먹다짐이었던 만큼 합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는데요, 자칫하면 실제 가격이 일어나고, 너무 몸을 사리면 가짜 티가 나는, 미묘한 대목이었죠. 좀 더 실감 나는 액션을 위해 여러 차례 반복 촬영이 이뤄졌는데요, 테이크를 많이 가지 않는 거로 유명한 강우석 감독이지만, 열 테이크 이상 가기도 했습니다. 이럴 때 가장 속이 타는 사람은 무술감독이겠죠. 매트로 쓰러지는 이성재 옆에 정두홍 무술감독이 보입니다.

공공의적 스틸

촬영이 이뤄진 곳은 한강 둔치,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한강대교 밑의 중지도입니다. 심야의 다리 밑 결투라는 컨셉트는 매우 장르적인 설정이죠.

공공의적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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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이성재가 맡은 캐릭터 조규환에 대해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역”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조규환은 정말 사형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설경구와 이성재, 두 사람은 친한 형 동생 사이이자 7년지기인데요, 설경구는 이성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징그럽게 현장에 일찍 온다. 조명차보다 일찍 오고, 내가 늦지도 않았는데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다그친다.” 그 정도로 일에 철저하다는 이야기겠죠.

공공의적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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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야, 더 세게 쳐라. 성재 얼굴만 맞지 않게!” 강우석 감독의 연기 주문입니다.

공공의적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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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김상진, 2001)처럼 조폭 역할을 맡아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유지했던 이성재에게 <공공의 적>은 확실한 변신의 계기였습니다. 그가 맡은 조규환은 이렇다 할 모티브가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였는데, 이성재는 오히려 이 캐릭터가 편했다고 하네요. “악한 행위도 당위성이 있어야 관객의 공감을 자아내는데 조규환은 그럴 ‘건덕지’가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었죠. “그전에 했던 역할들이 3원색을 골고루 섞은 캐릭터였다면 조규환은 3원색 중 하나만 확실하게 보여주면 되는 인물”이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합니다.

공공의적 스틸

첫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이정향, 1998)부터 <자귀모>(이광훈, 1999) <주유소 습격사건>(김상진. 1999) <하루>(한지승, 2000) <플란다스의 개>(봉준호, 2000) 그리고 <신라의 달밤>까지, 이성재는 강우석 감독이 이끄는 시네마서비스 영화에만 출연했습니다. 강우석 감독에겐 효자 노릇 톡톡히 하는 아들 같은 존재였죠. 그가 이성재에게 조규환이라는 극악한 캐릭터를 맡긴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이성재의 얼굴엔 사악한 구석이 있다.”

공공의적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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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없이 살고, 머리보다 주먹이 앞서며, 책임감 없고, 단순한 놈.” 강철중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경구의 명쾌한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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