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집가는 날> 음성 해설 연출한 백승화 감독 제8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개막작

by.김세연(한국영상자료원 정책기획팀) 2019-01-04조회 635
시집가는날

Q    배리어프리 영화를 제작할 때 ‘연출’은 어떤 개념일까?

A    배리어프리 버전 제작에는 처음으로 참여한 것이라 연출자의 역할에 대해 나 역시 고민이 깊었다. 여러 방면으로 정보를 찾아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원작의 의도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영화 속 요소를 충실히 살리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대사와 대사 사이 제한된 시간 안에 내레이션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기란 어려운 작업이었고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이 불가피했다. 따라서 어떤 선택이 영화의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일지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고민이 많았던 작업이지만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나 믹싱 파트 등 여러 전문가의 도움으로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

Q    <시집가는 날>의 배리어프리 버전 연출 시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고전영화를 생각하면 보통 진지하거나 지루하다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그와 반대로 <시집가는 날>은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작품이었다. 영화가 가진 재미있는 요소들을 잘 살리고 싶었고, 즉각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옛날식 대사들을 명확하게 전달하려 했다. 이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영화에 미처 담지 못한 세부적인 표현도 있는데, 예를 들면 갓을 쓴 머리들이 옹기종기 모여드는 직부감 장면이 그중 하나다. 이 부분은 영화 속에 갑자기 등장한 특이한 화면 구도였다. 시각장애인 분들도 이 장면을 상상할 수 있도록 화면 묘사 내레이션을 넣고 싶었지만 설명이 들어가면 영화 속 대사를 모두 덮게 되어 반영하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아쉬움이 다소 남아 있지만 이번이 첫 작업이었던 만큼 이후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그렇다면 배리어프리 버전 연출에 참여하고픈 영화가 있는지?

A    특정 작품이 있다기보다 애니메이션의 배리어프리 버전 제작 작업에 참여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한다. 실사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에는 풍부한 상상력이 반영되어 있는데, 이를 내레이션으로 표현하는 과정 역시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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