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박물관에서 유현목 감독 전시 유물을 소개한다. 유현목 감독은 1925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도자기점과 전당포를 경영하는 아버지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이후 남북이 분단되면서 1946년 단신으로 월남(越南)한 후 동국대 국문학과에 진학, 국립도서관에서 우연히 시나리오 강좌를 청강하게 된 것을 계기로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1947년 임운학 감독 연출 <홍차기의 일생> 조감독으로 영화에 입문한다. 이후 유현목 감독은 그의 대표작이자 한국영화사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오발탄>(1961) 및 <김약국의 딸들>(1963), <분례기>(1971), <장마>(1979), <순교자>(1965) 등 예술성이 높은 영화들을 내놓았다. 그런 그의 작품 중에도 엄청난 제작비를 투여해 당시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된 영화가 있는데 1962년에 개봉한 <성웅 이순신>이 그것이다. 영화박물관에 <성웅 이순신>의 지방 촬영 스케줄표가 전시되어 있는데 1월 8일부터 1월 27일까지 총 20일간의 촬영 일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작품은 충무공기념사업회와 세연영화사가 함께 기획한 영화로 1959년 10월 2일 크랭크인되었다. 공보부 영화금고의 첫 수혜작이라는 점, 해군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으며 엑스트라 2만 명에 선박 200여 척을 동원하고 고속촬영, 화면합성, 미니어처 촬영 같은 특수효과 등이 총동원되어 큰 기대를 모았으나, 2년여에 걸친 제작 기간과 엄청난 제작비 투여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참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