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박물관에서는 지난 2013년 2월 19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 故 박철수 감독의 추모 전시를 6월 말까지 개최한다. 그는 1978년 <골목대장>으로 영화계에 데뷔해 30여 편의 영화를 통해 끊임없는 실험을 추구한 1970~80년대 대표 감독이다. 그는 영화계에 입문한 이래, <어미>(1985), <안개기둥>(1986), <접시꽃 당신>(1988) 등 1년에 한 편씩 내놓는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했다. 잇따른 작품 활동에 지친 그는 잠시 미국에 들렀다가 자유로운 독립영화 제작 분위기에 매료되어 한국으로 돌아와 1994년 독립영화사 박철수필름을 차리게 된다. 박철수필름의 첫 작품인 <301, 302>(1995)는 음식과 성을 소재로 한 독특한 톤의 영화로 박철수 감독을 작가주의 반열에 올라서게 했고, 이후 박철수 감독은 저예산 독립영화 스타일을 지속하며 <학생부군신위>(1996), <산부인과>(1997), <가족시네마>(1998) 등 문제작을 연달아 발표하며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추모 전시에는 생전 박철수 감독이 즐겨 사용하던 애장품 및 영화 소재 아이디어 및 스케줄 등이 빽빽이 적힌 수첩과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었던 <러브 컨셉추얼리> 자필 원고 등 유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또한 시네마테크 KOFA 로비에 <물위를 걷는 여자>(1990), <서울, 에비타>(1991) 및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소개된 <베드>(2012) 등 영화포스터 및 촬영 현장 스틸 20여 점이 함께 소개된다.